반응형 분류 전체보기93 한때 잘했던 것에 머물지 않기를, 원코의 미학 <슈퍼 토끼> 한때 잘했던 것에 머물지 않기를, 원코의 미학 한때 잘했던 것에 머물지 않기를 자의든 타의든 좋아하는 일에서 멀어지는 순간이 있다. 재능의 한계를 느껴서, 일이 바빠서, 크게 실패해서... 저마다의 이유는 다르겠지만 그렇게 한 번 멀어진 그 일로 다시 돌아오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는 토끼와 거북이의 달리기 경주 이후부터 이야기가 전개된다. 토끼가 게으름을 피우며 나무 아래서 낮잠을 사는 사이에 거북이는 꾸준히 걸어 결승점에 먼저 통과했고, 제 속도로 성실하게 노력하는 것이 어쩌면 더 빨리 갈 수 있다는 그 이야기 말이다.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라는 말마따나 이야기는 거북이의 위대함을 칭송할 뿐, 남겨진 패배자 토끼에 대한 이야기는 전해지지 않는다. 딱 그 지점. 온 동네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패배자가 된.. 2020. 7. 3. 함께 하면 즐거운 모험! <곰이 강을 따라 갔을 때> 함께 하면 즐거운 모험! 모험은 한 발자국부터 는 2020 칼데콧 아너상을 받은 작품으로 책의 카피에 담겼듯 인생을 은유로 풀어낸 그림책이다. 사실 인생을 은유로 풀었다는 말은 조금 거창한 것 같고, 내 생각에 이 책은 '모험'을 다룬 것이라 생각한다. 누구나 새로운 일을 할 때, 가지 않았던 길로 첫 발을 내딛을 때 두렵고, 주저하게 된다. 강을 따라가다가 물에 빠졌을 때, 통나무를 타게되었을 때, 곰이 직접 그 일을 겪기 전까지는 그 재미나 행복을 느끼지 못하듯 모험은 한 발자국을 떼기 전까지는 앞으로 펼쳐질 일을 알 수가 없다. 함께하면 멀리갈 수 있어! 곰은 통나무를 타고 강을 따라 가며 개구리, 거북이, 비버, 너구리, 오리를 만난다. 통나무를 타기 전까지는 이렇게 재밌는 일인지 몰랐던 동물 친.. 2020. 6. 23. 돈도 써본 사람이 잘 쓴다, <돈지랄의 기쁨과 슬픔> 돈도 써본 사람이 잘 쓴다, 가성비가 주는 허탈감 나는 돈을 잘 안 쓴다. 좀 더 정확히 말하면 나에게 돈을 잘 안 쓰는 편이다. 그렇지만 돈이 쌓이지도 않는다. 월세, 관리비, 식비, 넷플릭스비... 나도 모르게 새는 돈은 꽤 많고, 쓴 것도 없는 데 돈이 없는 느낌을 항상 느끼며 산다. 이런 지지리 궁상 모먼트에 허탈감을 느끼는 순간이 왕왕있는데, 나를 둘러싼 모든 것들이 가성비 템이라는 걸 자각했을 때가 그렇다. 싸고 무난하고 가격대비 괜찮은 옷을 입고, 음식을 먹고, 물건을 쓰다가 문득 이렇게 차선의 물건만 쓰다보면 나는 평생 좋은 건 못 건드려보고 죽을지도 모른다는 많이 간 생각에까지 미친다. 문제는 이를 자각하면서도 막상 제대로된 걸 사본 적이 없으니 다시 사던 걸 사게 된다는 것이다. 신예희.. 2020. 6. 18. 아름답게 공명하는 이수의 세계, <소중한 사람에게> 아름답게 공명하는 이수의 세계, 내가 사랑하는 작가 전이수 SBS 영재 발굴단에서 처음 알게 된 작가 전이수는 경이로웠다. 초등학교 저학년의 아이가 어떻게 저런 깊은 생각을 하지? 어떻게 저렇게 멋진 색감을 구현하지? 어떻게 스스로 빛이 나는 걸까? 이수는 영재 발굴단에 등장하는 동 나이대에 비해 기술적으로 뛰어난 아이라기보다는 '예술가'에 가까웠다. 나는 그의 따뜻한 마음씨와 가족을 사랑하는 마음과 그것을 표현하는 방식에 홀려버렸고 , , , 를 거쳐 다섯 번째 책까지 만날 수 있었다. 나는 전이수라는 작가를 사랑하고 앞으로 그가 내는 모든 책을 사야겠다고, 새 작품을 읽을 때마다 결심한다. 그리고 다섯번 째 책 역시 나의 결심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이수는 증명해주었다. 그림으로, 글로, 편지로, 마.. 2020. 6. 17. 전장의 파일럿들, <수리 부엉이> 전장의 파일럿들, 전장의 파일럿들 는 히틀러와 스탈린이 독일과 소련을 통치하던 시기, 독소전쟁의 동부전선을 배경으로 한 파일럿들의 이야기를 다뤘다. 역사적 배경이나 전쟁에 대한 정보는 잘 모르기에 고증이 어떨는지는 잘 모르지만, 확실한 것은 멋진 작화와 비행기의 세밀한 묘사는 기억에 오래 남을 것 같은 그래픽노블이었다. 독일군의 불프와 소련의 릴리야는 저마다의 국가에서 에이스 비행사로 활약한다. 수많은 적군을 격추시키고, 때론 포로로 붙잡히거나 추락해 죽을 고비를 넘기는 그들의 삶은 전쟁사에 빗대어 보면 전형적이지만, 개인사적으로는 다이내믹하다. 적군이지만 서로가 서로의 존재를 의식하는 관계, 더 나아가 애정의 관계로 발전하는 이야기는 나이브하다고 볼 수도 있지만 전장이 주는 긴장감과 특수성은 그런 서사.. 2020. 6. 16. 이웃과 더불어 사는 마음, <쿵쿵 아파트> 이웃과 더불어 사는 마음, 층간 소음이 만든 풍경몇년 사이에 층간 소음은 큰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것 같다. 층간 소음을 소재로 한 애니메이션 까지 등장한 것을 보면 말이다. 는 위 애니메이션을 그림책으로 풀어낸 책이다. 뮤지션이 되고 싶은 염소 청년, 집을 고치고 싶은 기린 아저씨, 맘껏 뛰놀고 싶은 아기 토끼, 책을 쓰는데 집중할 수 없어 벽을 치는(?) 코알라 할아버지, 집에서 운동을 하는 곰 아주머니까지 이웃들은 저마다의 이유로 일상의 소음을 만들어낸다. 기린 아저씨가 공사 중에 전기선을 건드리며 정전이 일어나 옥상에서 모이는 주민들. 그들에게는 무슨 일이 일어날까? 모두 함께 공존하며 살아갈 수 있을까? 이웃이 있다는 것을 생각하기 서로가 서로의 사정을 알 수는 없다. 맥락도 없이 다가오는.. 2020. 6. 15. 이전 1 ··· 9 10 11 12 13 14 15 16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