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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추천9

미워하는 마음을 곱씹으며, <미움> 미워하는 마음을 곱씹으며, 미워하는 마음을 곱씹으며 무탈하고 적당히 거리를 두는 성격 덕에 여태까지 적 한 명 만들지 않고 살아왔던 것 같다. 화가 나도 으레 먼저 사과하고, 피곤해지기 전에 먼저 화해를 청하니 앙금은 남았어도 은근슬쩍 표면적인 관계는 회복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 과정에서 미움이 없었다는 건 아니다. 겉으로는 미워하는 티를 내지 않아도, 마음 속에서는 그를 수만 번 욕하고 비난하고 때리고 죽이기를 반복했다. 미움은 잦아들지 않았고 (웬만하면 적당히 넘어갔지만) 그 미움의 한계치를 넘어선 몇몇 인물은 내 인생에게 지워버렸다. 에는 "너 같은 거 꼴도 보기 싫어!"라는 소리를 친구에게 들은 주인공이 나온다. 말넘심 상황에서 주인공은 놀 때도 밥 먹을 때도 자기 전에도 꿈에서도 말넘.. 2020. 7. 29.
트랙을 벗어나 달리는 마음, <로지가 달리고 싶을 때> 트랙을 벗어나 달리는 마음, 트랙을 벗어난 경주견 경기장에서 트랙을 따라 모형 토끼를 쫓는 경주견 로지. 달리는 일은 좋아하지만 경기가 끝나고 보내는 밤은 즐겁지 않다. 여느때처럼 경기에 나선 로지는 빠르게 달려 결승점에 가장 먼저 도착한다. 하지만 멈추지 않는다. 경기장을 훌쩍 뛰어넘어 달리고, 달리고, 또 달려간다. 녀석의 행선지는 없다. 그저 앞으로 달려갈 뿐이다. 로지는 계속해서 달려나가지만 많이 두려웠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경기장은 로지에게 철창에 갇혀 보내는 무서운 밤을 만들지만 적어도 '주어진 일'인 달리기만 제대로 한다면 거처와 식사를 제공하는 안락한 공간이었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사실 한 발자국만 떨어져서 본다면 로지가 그곳에 있는 게 좋을 지 아닐지는 판단이 선다. 허나 속해있.. 2020. 7. 7.
한때 잘했던 것에 머물지 않기를, 원코의 미학 <슈퍼 토끼> 한때 잘했던 것에 머물지 않기를, 원코의 미학 한때 잘했던 것에 머물지 않기를 자의든 타의든 좋아하는 일에서 멀어지는 순간이 있다. 재능의 한계를 느껴서, 일이 바빠서, 크게 실패해서... 저마다의 이유는 다르겠지만 그렇게 한 번 멀어진 그 일로 다시 돌아오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는 토끼와 거북이의 달리기 경주 이후부터 이야기가 전개된다. 토끼가 게으름을 피우며 나무 아래서 낮잠을 사는 사이에 거북이는 꾸준히 걸어 결승점에 먼저 통과했고, 제 속도로 성실하게 노력하는 것이 어쩌면 더 빨리 갈 수 있다는 그 이야기 말이다.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라는 말마따나 이야기는 거북이의 위대함을 칭송할 뿐, 남겨진 패배자 토끼에 대한 이야기는 전해지지 않는다. 딱 그 지점. 온 동네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패배자가 된.. 2020. 7. 3.
함께 하면 즐거운 모험! <곰이 강을 따라 갔을 때> 함께 하면 즐거운 모험! 모험은 한 발자국부터 는 2020 칼데콧 아너상을 받은 작품으로 책의 카피에 담겼듯 인생을 은유로 풀어낸 그림책이다. 사실 인생을 은유로 풀었다는 말은 조금 거창한 것 같고, 내 생각에 이 책은 '모험'을 다룬 것이라 생각한다. 누구나 새로운 일을 할 때, 가지 않았던 길로 첫 발을 내딛을 때 두렵고, 주저하게 된다. 강을 따라가다가 물에 빠졌을 때, 통나무를 타게되었을 때, 곰이 직접 그 일을 겪기 전까지는 그 재미나 행복을 느끼지 못하듯 모험은 한 발자국을 떼기 전까지는 앞으로 펼쳐질 일을 알 수가 없다. 함께하면 멀리갈 수 있어! 곰은 통나무를 타고 강을 따라 가며 개구리, 거북이, 비버, 너구리, 오리를 만난다. 통나무를 타기 전까지는 이렇게 재밌는 일인지 몰랐던 동물 친.. 2020. 6. 23.
아름답게 공명하는 이수의 세계, <소중한 사람에게> 아름답게 공명하는 이수의 세계, 내가 사랑하는 작가 전이수 SBS 영재 발굴단에서 처음 알게 된 작가 전이수는 경이로웠다. 초등학교 저학년의 아이가 어떻게 저런 깊은 생각을 하지? 어떻게 저렇게 멋진 색감을 구현하지? 어떻게 스스로 빛이 나는 걸까? 이수는 영재 발굴단에 등장하는 동 나이대에 비해 기술적으로 뛰어난 아이라기보다는 '예술가'에 가까웠다. 나는 그의 따뜻한 마음씨와 가족을 사랑하는 마음과 그것을 표현하는 방식에 홀려버렸고 , , , 를 거쳐 다섯 번째 책까지 만날 수 있었다. 나는 전이수라는 작가를 사랑하고 앞으로 그가 내는 모든 책을 사야겠다고, 새 작품을 읽을 때마다 결심한다. 그리고 다섯번 째 책 역시 나의 결심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이수는 증명해주었다. 그림으로, 글로, 편지로, 마.. 2020. 6. 17.
이웃과 더불어 사는 마음, <쿵쿵 아파트> 이웃과 더불어 사는 마음, 층간 소음이 만든 풍경몇년 사이에 층간 소음은 큰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것 같다. 층간 소음을 소재로 한 애니메이션 까지 등장한 것을 보면 말이다. 는 위 애니메이션을 그림책으로 풀어낸 책이다. 뮤지션이 되고 싶은 염소 청년, 집을 고치고 싶은 기린 아저씨, 맘껏 뛰놀고 싶은 아기 토끼, 책을 쓰는데 집중할 수 없어 벽을 치는(?) 코알라 할아버지, 집에서 운동을 하는 곰 아주머니까지 이웃들은 저마다의 이유로 일상의 소음을 만들어낸다. 기린 아저씨가 공사 중에 전기선을 건드리며 정전이 일어나 옥상에서 모이는 주민들. 그들에게는 무슨 일이 일어날까? 모두 함께 공존하며 살아갈 수 있을까? 이웃이 있다는 것을 생각하기 서로가 서로의 사정을 알 수는 없다. 맥락도 없이 다가오는.. 2020. 6.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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