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해결사 깜냥 2: 최고의 요리에 도전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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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해결사 깜냥 2 - 단단한 자존감이 주는 멋짐
<고양이 해결사 깜냥>시리즈가 2권으로 돌아왔다. 1권에서는 비를 피하러 잠깐 머물렀던 아파트 경비실에서 경비원 아저씨를 위해 주민들의 고민을 해결해줬던 깜냥, 이번에는 어느 가을 날 '활짝 피자'라는 피자 가게로 찾아가며 이야기가 시작된다.
깜냥에게는 조건이 붙지 않는다. 어린 시절부터 아이들에게 붙는 많은 조건들. 이를테면 저녁 밥 다 먹으면 TV보게 해줄게. 숙제 다 하면 컴퓨터 1시간 하게 해줄게. 더 크면 반 3등하면 닌텐도 스위치 사줄게. 등등 뭔가를 증명해야 보상을 받는 체계가 알게 모르게 형성되는 것이다. 역으로 보상이 시원찮으면 동기가 떨어지게 되고, 증명해야할 허들이 너무 높으면 지레 포기하게 되는 부작용도 생긴다. 나 또한 그랬다.
깜냥의 단단한 자존감은 자신의 행동에 조건을 두지 않고, 원하는 일을 하기에 만들어질 수 있었다. 다만 그 일에 대한 책임을 지고 상황에 맞게 잘 대응했기에 사람들의 인정도, 사랑도 받을 수 있게된 것이다.
잠시 뒤, 커다란 피자 한 조각이 깜냥 앞에 놓였어. 깜냥은 가방에서 턱받이를 꺼내 목에 두르고, 포크와 나이프도 준비했어.
"그럼 맛 좀 볼게요. 원래 피자는 따뜻할 때 먹어야 하니까요." (P13)
깜냥은 스스로를 대접할 줄 안다. 밥을 먹을 때는 턱받이를 꺼내 목에 두르고, 교양있게(?) 포크와 나이프로 먹는다. 피자 가게 주인 아주머니에게 피자를 얻는 방식도 스스로를 존중하는 자세에서 출발한다. 좋은 냄새가 나는데 어떤 재료가 들었는지 확인해도 될까요? 하고 제안을 하고, 먹어봐야 알 것 같다며 협상과 설득을 한다.
부모가 정해주는 대로 받고 기다리고 포기하는 아이는 커서도 수동적으로 반응한다. 보상을 하기 위해서 내가 해야만하는 조건들을 계산하게 되고 새로운 것을 얻었을 때 생기는 기회비용을 다시금 계산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칭찬을 받고, 스스로 선택하며 자라온 아이들은 부모와 협상, 설득을 하면서 자신을 기꺼이 확장시킬 수 있는 세계에 거침없이 뛰어들 수 있다. 나는 말잘듣는 수동적인 아이였고 그에 비해 주변에는 떼를 쓰든지 잘 설득하든지 어떤 방법으로든 새로운 물건, 새로운 프로그램, 새로운 세계에 기꺼이 들어가는 친구들이 많았다. 덕분에 알음알음 그들의 어깨너머로 간접체험을 할 수는 있었지만, 나는 그것을 가지기 위해서 많은 것을 포기해야했고 비굴해져야겠기에 지레 포기하곤했다. 애석하게도 5년, 10년이 지나서 나와 그 친구들의 문화적 격차는 벌어졌고 아끼고 견디고 버티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라는 생각을 요즘은 한다. 마시멜로 실험을 이젠 믿지 않게 되었다.
요즘 시대의 아이들은 나와는 다르게 똑똑하다. 갖고 싶은 것이 있으면 기꺼이 요청하고, 협상을 이끌어낸다. 고양이 해결사 깜냥은 그런 아이들의 모습을 대변해주고, 당당하게 세상에 자신의 능력을 증명하며 '하고싶은 일만 하면서 살아도 괜찮은' 인생의 한 단면을 보여준다.
"넌 너 하고싶은대로만 살지?"
대학시절 놀아본 적도 없고, 유럽여행 한번 다녀오지 않았기에 엄마가 홧김에 말했던 이 말에 큰 상처를 받았더랬다. 당신께서도 본심은 아니었겠지만 하고싶은대로 단 한번도 살지 못하였기에 그 말이 너무 억울하고, 비참했다. 왜냐면 내가 말을 아끼고 아끼다가 태어나서 처음으로 '나 글쓰면서 살아보고 싶어요.'라고 용기내어 말했을 때 들었던 말이었으니까. 이 얘기를 갑자기 꺼낸 이유는 깜냥을 보면서 고마움을 느꼈기 때문이다. 길고양이 깜냥은 어디로도 갈 수 있고, 하고싶은대로 매일을 살아간다. 그렇게 살아도 될 뿐더러, 그렇게 살면서도 사랑을 받고, 사랑을 나누고 또 건강하게 새로운 사랑들을 만들어갈 수 있으니까.
아이들이 자기 하고싶은거 하면서 살아가는 세상이 되면 좋겠다. 시험이나 경쟁 때문에 조건부로 자신을 사랑하는 일을 멈췄으면 좋겠다. 그냥 나는 나야. 당당하게 소개하고, 사람들에게 제안하고 협상하면서 스스로의 세계를 넓혀가는 사람이 되면 좋겠다. 나를 사랑하지 않는 아이들, 그리고 어른들에게 모두 필요한 책. 깜냥을 다들 읽어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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