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읽는 기록/어른 책 읽기

책을 만드는 사람들의 마음, <편집자의 마음>

by $시카고 머씬건$ 2020. 8. 22.
반응형

책을 만드는 사람들의 마음, <편집자의 마음>

편집자의 마음 / 이지은 / 더라인북스 / #편집자

책을 만드는 사람들의 마음

너무 평이한 소제목일지도 모르겠다. 책을 만드는 데는 편집자 뿐만 아니라 저자, 제작, 디자인 등등 수많은 손을 거치기에 적합하지 않는 워딩일지도 모르겠다. 그렇지만 이 책에는 가장 어울리는 말이 아닐까 싶다. 직업으로서 편집자의 직무에 대한 설명이기보다는 '책을 만드는 사람'으로의 마음가짐에 가깝기 때문이다. 단군이래 최대의 불황이라는 말은 20년 넘게 출판계에 망령처럼 떠돈다. 사람들이 책을 읽지 않는다는 말도, 이 판이 사양산업이라는 것도 직업 종사자들은 매일 생각할 수밖에 없는 이야기들이다. 그럼에도 왜 책 만드는 일을 하는가. 왜 이 일을 계속해나가는가. 그것이 궁금했다.

 

책의 저자인 이지은 편집자는 12년차의 직장인이다. 책에는 그의 신입시절부터 지금까지 직업과 관련된 여러 에피소드를 담아내고 있다. 저자의 태도가 좋았고, 또 배워야겠다는 생각을 하게되었는데 이를테면 '열심병'에 걸려서 인정욕구가 전부인 직장생활보다는 내가 행복해지는 방향으로 나아가기를 추천하고, 완벽하기보다는 지속가능한 방향으로 나아가기를 권하는 대목에서는 '슬럼프'내지 '이 일 좋아하지만 오래는 못하겠어...'하는 생각을 하는 요즘의 나에게는 큰 위로와 도움이 되었다.

 

또 인상적인 부분이라면 '편견없는 태도'이다. 한 우물만 깊게 파기보다는 세상의 다양한 것들에 귀를 열어놓고 편견없이 받아들이며 '책'이라는 타인의 욕망을 읽어내고 엮어내는 물건에 대한 숭배를 내려놓는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나도 한때는 매스터피스 병에 걸린적이 있었다. 좋은 책과 나쁜 책을 (뭣도 아니면서) 구분해내고, 베스트셀러는 취향의 고갈이라고 섣부른 판단을 했더랬다. 내가 직접 그 베스트셀러를 팔아보니 오만한 생각이었구나 싶었던 경험이 새삼 떠올랐다. 단정짓고 후려치는 것은 쉽다. 읽지 않고 판단해버리고 프레임을 씌우는 것도 쉬운 일이다. 그렇지만 본인이 그런 자만의 늪에 빠져있다는 것을 자각하기는 쉽지는 않더라.

 

마지막으로 이 책은 현업의 생동감이 디테일해서 좋다. 저자들의 입김, 되도않는 요구와 처우를 강요하는 출판사의 풍경들, 이에 고통받고 좌절하면서도 서로에게 힘을 주며 연결되어있는 동료들의 이야기까지. 다른 직무, 다른 회사에 있더라도 책에 담긴 그의 말들은 참 고마웠다. 매몰되지 않고 지속가능하게 좋아하는 방향으로 일(직장)을 끌고가는 마음에 대하여. 책을 만드는 사람들의 마음에 대하여 궁금하다면 이 책을 읽어보면 좋겠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