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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 기록/어른 책 읽기

성룡 영화가 생각나는 아틀란티스 어드벤쳐? <기억 2>

by $시카고 머씬건$ 2020. 7.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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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생을 뛰어넘어 교류하는 아틀란티스 어드벤쳐? <기억 2>

*스포일러 있음

기억 2 / 베르나르 베르베르 / 열린책들 / #성룡

나아가는 상상력 속에 아쉬운 연결 고리들


<기억2>까지 완주했다. 2권 끝까지 속도감은 여전했고 시간과 공간과 화자를 바꿔가며 (와중에 므네모스라는 TMI 페이지까지 챙겨가며) 이야기를 나아가지만 결국 한 점으로 수렴하기에 이해가 어렵지 않았다.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주인공 르네가 전생들을 다 모아놓고 집단 지성을 발휘하는 장면이었다. 그들은 모두 '나'이고, 전생의 결핍을 해소하기 위해 다음 생을 선택하며 1번에서 119번까지 환생이 거듭되었다는 발상이 재밌었다. 

 

환단고기와 유사역사와 음모론의 어느 지점에 있을 듯한 '아틀란티스는 존재했다!'는 명제에 베르나르의 상상력이 더해지자 오 그럴 듯한데? 한 느낌으로 전개되었는데 이는 TMI 페이지인 '므네모스'의 배치 때문일 것 같다. 게브/누트 같은 네이밍에서 이집트 신화와의 연결성을 떠올렸다면 그 알레고리를 파악하고 보았을 것 같다.

 

다만 이야기의 전개 과정이 아쉬웠다. 성룡 영화를 보는 느낌? 90년대 액션 첩보물을 보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여차여차하면 문제는 해결되어 있고, 여차여차하면 남주인공과 여자 보조 수행원은 사랑에 빠지고, 여차여차하면 위기에서 탈출하여 행복하게 산다는 플로우. 베르나르가 환갑의 나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그렇다고 칠 수도 있겠다. 한편으로 든 생각은 그의 소설이 '자기만족'을 위해 쓰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멋진 남주인공이 아름다운 여성을 획득하고, 멋지다고 생각하는 미션을 이루기 위해 온몸을 투신하고, 그것이 성공하든 실패하든 행복하게 살았다는 묘한 불쾌감(?)이 없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베르나르는 성실하게 자신의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과거엔 '상상력' 키워드와 연결되어 고평가되던 그가 요즘은 과하게 저평가되는 것 같다. 자기 복제, 한물갔다, 지겹다 같은 평에는 동의하기는 어렵다.(그렇다고 이를 완전히 부정할 수도 없다) 이번 작품도 몇 가지 요소를 감안한다면 내게는 충분히 재미있었던 책이었다. 독자들도 한 번 읽어보고 판단을 해도 괜찮을 것 같다. 다음 작품도 일단 사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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