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력 넘치는 고양이들이 만드는 세상,
<고양이 해결사 깜냥 1>, <남은 고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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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고양이 캐릭터를 좋아하세요?
톰과 제리의 톰, 헬로 키티, 가필드, 포켓몬의 나옹, 고양시의 고양고양이까지. 우리는 가지각색의 고양이 캐릭터들과 함께 살아간다. 길냥이, 반려묘라는 단어가 일상화되면서 고양이에 대한 인식도 과거보다는 긍정적으로 바뀐 것 같다.
고양이 캐릭터를 그리는 많은 특징들이 있겠지만 나는 귀여우면서도 사납고, 쿨하면서도 사려 깊고, 냉정하면서도 따뜻한 갭에서 오는 매력이 그들을 찾게 만드는 큰 요소라고 생각한다. 또한 충직하거나 한결같은 모습보다는 상황마다 영리하게 행동을 선택하는 예측 불가능한 태도도 그들을 신비하게 만드는게 아닐까 싶다.
2. 원래 사람 일에는 안 나서는데 흠흠!
<고양이 해결사 깜냥>의 깜냥은 언행불일치가 매력인(?) 캐릭터다. 길에서 태어나 이곳 저곳으로 떠도는 고양이 깜냥은 어느 비오는 날 아파트 경비실의 문을 두드린다. 그는 경비원 아저씨에게 하룻밤 자고 가겠다고 정중하게, 하지만 당당하게 요청한다. 그렇게 신세를 지게된 깜냥은
다음 날 아저씨가 자리를 비운 사이 아파트의 문제를 해결해나간다. '원래 사람 일에는 안 나서는데~'라고 말은 하지만 최선을 다해 주민들을 돕는 깜냥의 츤데레미와 귀여움을 따라가다보면 어느새 책이 끝나있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아파트의 문제를 귀찮아 하면서도 해결하며 사람들이 더 행복해지도록 힘쓰는 깜냥의 모습은 이웃을 생각하는 마음, 더불어 살아가는 마음, 더 나아가 선한 영향력을 실천하여 주변을 바꾸고, 주변을 바꾸면 세상을 변화시킨다는 작은 시발점으로 작용한다.
3. 남.존.모의 리더 고선생
깜냥이 아파트를 무대로 주민들과 택배아저씨, 경비아저씨 같은 잘 모르는 사람들을 돕는다면, <남은 고양이>의 반려묘 고선생은 주인 은수를 위해 행동한다. 주인 은수네 집에 함께 살던 '고양'이 열네살(인간 나이로치면 70대다)의 나이로 먼저 세상을 뜨고, 슬픔에 빠진 주인을 보며 고선생은 위로를 하려한다.
고선생은 남은 밥 바비, 남은 단팥빵 앙꼬, 남은 라면 며니, 먼지 뭉치, 짝 잃은 양말 양마리 등 남은 존재들의 모임 남.존.모를 결성한다. 사명을 다하지 못한 채 남은 존재로 생을 마감하기 보다 삶의 주체가 되어 남지 않기를 지향하는 이 모임은, 사실 고선생이 주인 은수가 다시 힘을 내기 바라는 마음에서 조직했다.
<남은 고양이>는 고양이를 애완동물이 아닌, 반려인간과 함께 살아가는 가족으로 그려낸다. 슬픔을 위로하고 서로 의지할 수 있는 힘이 되는 구성원으로서 고선생은 주체적인 역할을 한다.
깜냥과 고선생이라는 매력적인 두 검은 고양이들이 만드는 세상은 위로와 배려가 가득하다. 그들이 남을 생각하며 취하는 작은 행동들이 어쩌면 각박해지고 삭막해진 요즘 세상을 선하게 만드는 가장 주도적인 행동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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