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그림책2 이름을 부르는 일의 의미, <이름을 알고 싶어> 1. 이름을 부르는 일이름보다는 직함이나 소속을 말하는 일이 많아졌다. 어느 순간부터 나는 00학교, 00학과, 00회사 00팀 직급 같은 것으로 규정되고, 그것이 '나'를 설명하는 가장 편한 방법이 되었다. 구구절절 설명하기에는 귀찮아서 듣는 이도 나도 서로 피곤하지 않게 목적에 맞는 필요한 이야기만 하는 대화법에 너무 익숙해진 것일까. 나다운 게 뭔데! 하며 고민하던 사춘기와 취준생 시절과는 다른 결로 혼란이 찾아왔다. 나는 누구이며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되고싶은 것은 무엇이며 하고싶은 일은 무엇인지. 점차 잃어가는 기분이다. 좋을 것도 싫을 것도 없고 다만 퇴근 후에는 나를 건드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생각하며 침대에 짜그러지는 일상. 잠자리에 들 때는 오늘도 아무 것도 한게 없다고 좌절하는 .. 2020. 5. 15. 기억의 색깔들, <아름다운 딱따구리를 보았습니다> 기억의 색깔들, 1. 어떤 이의 방학 숙제 는 1930년생 미하우 스키빈스키씨가 1939년 바르샤바 초등학교 1학년, 다음 학년으로 진급을 위해 방학 숙제로 썼던 한 줄 짜리 일기장을 1997년생 화가 알라 반크로프트의 그림과 함께 복원한 그림책이다. 아름다운 딱따구리를 본 일, 기차역에 간 일, 하늘의 비행기를 본 일, 가족을 배웅한 일부터 그가 사는 지역에 폭격이 일어난 일까지 또박또박 큰 글씨로 쓰인 어린이의 한 줄 일기에는 신변잡기한 이야기들이 적혀 있다. 80년 전의 기록은 보존되어 2020년대까지 전달되었고, 어쩌면 잊었을 그때 그 시절의 기억과 감상은 밀레니얼 세대 화가의 손을 타고 상상이 덧붙여져 새로 태어났다. 어쩌면 개학을 앞두고 날씨까지 몰아쓰던 우리네 초록색 일기장도 이 책에서의 작.. 2020. 5. 11. 이전 1 다음 반응형